베에토벤 현악 사중주 14번 - 1악장
Ludwig van Beethoven
String Quartet No. 14, in C-sharp minor, Op. 131
제 1악장
1악장.
Adagio ma non troppo e molto espressivo, C sharp minor(4/4)
R. Wagner는 이 악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매우 느린 도입부의 아다지오는 이제까지 음 악에서 표현된 모든 것 가운데서 가장 애상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그것은 정열적이며 동시에 체념적인, 억압으로 고통받는 탄식으로서, 그 중 한 소절이라도 떼어내면 그 아이디어의 지속성을 필연적으로 해치게 되는 끝없는 멜로디의 흐름이다. 기교적으로는, 이 주제는 자유로운 성격의 에피소드들을 가진 엄밀한 푸가로 구성되어 있다. 그 멜로디는 처음엔 제 1 바이올린 혼자서 다섯 마디에 걸쳐 연주한다. 그 다음 제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순서로 차례로 들어온다. 각각의 제시는 통상적인 4마디의 간격으로 그 이전의 제시와 분리된다. 14번째 마디 이후부터는 4성부의 완전한 대위법을 이룬다.
주제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역주) 저자는 다섯 마디에 이르는 주제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관찰한다. 첫 부분은 세번째 마디의 A음 까지인데, 이 부분을 '가'부분이라 하며, 나머지 부분을 '나'부분으로 지칭한다.
첫번째 악절은 깊은 슬픔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부점이 딸린 이분음표 A에 표시된 sf 에서 애절한 클라이막스를 이룬다. 두번째 악절은 고요한 체념의 동기인데, 주제가 점점 여리게 연주되고 이음줄로 연결된 사분음들이 모방으로 코랄의 효과를 내는 나장조(2마디 이후)의 에피소드와, 가장조(5, 6마디 이후)의 에피소드에서 두드러지게 느껴지며, 여기에서 두 바이올린들은 위와 같은 코랄풍으로 주제를 원형 그대로 연주한다. 이 부분에서 파르지팔의 몇개의 악구가 연상되는데, 이것은 이 제시부를 듣게 되면 연상하게 되 는 작품의 하나이다. 주제를 두 부분으로 나누는 것은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더욱 큰 흥미를 자아내는데, 각각의 '모티브'가 그 자체의 전개를 위한 기본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도입부 내에서조차 이러한 양면적 성격은 여러 번 드러난다. 예를 들면, 21 - 25마디, G-flat 장조의 에피소드에서 2 - 5마디의 비올라 파트를 보기 바란다.
이 체념의 동기는 또 다른 면에서 제시부의 앙상블을 지배하며, 심지어는 다른 동기, 즉 동기 '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그 동기의 지나치게 정열적인 성격을 제어하는 요소로서 종종 작용하며, 그 대신에 무거운 억압감을 주는 효과를 창출한다는 면에서 그러하다. 부점 딸린 sf의 A음이 23마디와 25마디에서 두개의 4분음표로 대치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들은 이음줄로 연결되어 피아노로 연주된다. 그리고 다시 같은 동일한 주제가 바이올린에 의해서 높은 성부로 올라가는데, 거기서 일종의 슬픔에 가득 찬 정적의 성격을 띄게 된다(가장조 에피소드의 4번째 마디부터).
그러나, 이중의 주제 전체가 격정적인 슬픔을 표현하며 한 번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절망하기보다는 엄숙하고 강렬하게, 주제가 두 배의 음가로 확대된 모습으로 첼로에서 나타난다(도입부에서의 이분음표와 사분음표가 온음표와 이분음표로 대치되어있다).
이와 동시에 제 1 바이올린에서는 사무친 슬픔의 표현이 크레센도로 복받쳐 올라서는 마치 그 악기가 해방의 깊은 위안 속에 머무는 듯한 울음에 이르게 된다.
다음의 보기는 1악장의 마지막 10마디이다. 두번째 마디의 첫 음, 베이스와 제 1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B-sharp - D의 sf 화음에서 사무치는 슬픔의 울음이 들려온다. (원주: 첼로는 단지 bass C natural까지밖에 내려가지 않는다. 그러나, von Lenz가 지적했듯이, 비록 수많은 현학가들조차 달리 할 말을 찾지 못했지만, 이러한 표기의 대담성이 베토벤에게 무슨 의미가 있었을?)
그 심오한 화음은 작곡가의 영혼 전체를 빨아들이는 것 같다. 또한 잠시 후에는 원래 주제의 두개의 모티브가 어떻게 결합되는가 하는 것이 보여진다; '슬픔'의 모티브는 자신의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드러낸다. 최후로, 마지막 마디들에서, 교묘한 화성의 엄숙한 화음들이 계속되며 C#-G#-E-C#-G#의 화음 위에서 길게 지속되는 딸림음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이윽고 지속된 피아니시모 유니즌의 C sharp 주화음으로 이어진다.(원주: 슈만의 라단조 교향곡 1악장의 도입부의 마지막의 전조들은 어느 정도 이 악구를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