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

Bach :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 BWV 1011 in C-Minor

Amadeus 2008. 10. 14. 13:21


 
Johann Sebastian Bach
(1685년 3월 21일 - 1750년 7월 28일)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 BWV 1011 in C-Minor

by Tristram Cary


기술적인 면이나 음악적인 면 어디를 보아도 이 곡은 여섯 곡의 첼로 조곡 모두를 통틀어서 가장 독특한 작품이다. 기술적으로는 scordatura, 즉 변칙 튜닝을 포함하기 때문이고, 음악적인 면으로는 이 작품의 많은 악장들의 구성이 다른 모음곡의 악장들의 구성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scordatura는 여러가지 악기에서 가장 낮은 현에 대해 적용된다. 그 목적은 음역을 넓히기 위해서인데, 이 곡의 경우에는 가장 높은 음, 즉 A 현에 대해 적용되었다. A 현은 완전히 한 음 낮아져서 G 음을 내게 되는데, 이로써 이 현의 소리가 보다 억제된 성질을 띄게 되며, 또한 다른 방법으로는 짚을 수 없는 화음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기보법은 거기에 맞추어 변경되어 A 현이 조성을 바꾸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악보에 나타난 음표들은 마치 이 현이 A인 것처럼 운지가 되나, 실제 소리는 변경된 튜닝에 의해 정확하게 나온다.


Prelude(전주곡)


 

이 Prelude는 다른 조곡에서의 전주곡에서보다 더욱 형식적으로 갖추어진 모습으로 작곡되었는데, 사실 이 Prelude는 Prelude와 2성 Fugue이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 이 전주곡을 평균율 제 1권의 E-flat의 전주곡과 비교할 수 있다. 물론 평균율의 전주곡이 더욱 정교한 보기이기는 하다.


대담한 도입부의 환상곡은 오르간을 위한 대곡에나 잘 어울릴만한 풍부한 화성과 강력한 발언을 포함하고 있으나, 그보다 더 작은 악기로 연주된다 해도 크게 어긋나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서 보여주는 보기는 악보에 나타나는 대로가 아니라 들리는 소리에 따른 것이다.)


 
Ex. 1


푸가는 비록 두개의 독립적인 성부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상 두개의 성부 모두를 제대로 감당할 수는 없다. 다음의 보기는 두번째 성부의 제시(a)까지를 나타내는 푸가의 제시부이다.


 
Ex. 2


가끔 두번째 성부가 더블스톱에 의해 실제로 연주될 수 있을 때 일반적인 감각으로 2성부 작품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필요한 전부이다. 바하는 교묘하게 구성을 경직시키는 상황을 피하여 편안한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하였다. 두 성부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는 것 정도가 작곡자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개부의 시작 부분에서 멜로디의 음 폭이 더 넓어지고,


 
Ex. 3


지속음이 포함된 악구가 두 성부로 이루어진 구조를 드러낸다.


푸가의 형식적인 구성이 뒤따르고 그 종지에 이르는데, 마지막 도입부는 강력한 으뜸음의 페달음(개방현의 저음 C)으로 진행하며, 이 페달음은 반음계적 진행으로 딸림음(개방현 G)에 도달하고, 그 동안 상성부는 16분음표의 주요 악구를 변주한다.


 
Ex. 4


바하는 바이올린에 대해서라면 시도했음직한 그러한 야심찬 구상을 첼로에 적용하는 모험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푸가는 바이올린 소나타들에 포함된 푸가들에 비하면 확실히 매우 작다. 그러나, Prelude 전체는 이 모음곡을 전체적으로 예외적인 크기의 규모로 자리매김한다.


Allemande(알르망드)


Prelude의 첫 부분에서 나타나는 강력하고 웅변적인 양식이 이 알르망드에서 반영된다. 이 무곡은 종종 사랑스럽고 부드럽게 물결치는 흐름을 갖고 있기 마련이나, 여기서는 선율선이 간결한 부점 리듬과 커다란 도약, 그리고 급속한 악구의 자그마한 돌발 등으로 인해 끊어진다. 다음의 보기에서 나타나는 악절이 이러한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 이 악구는 전반부의 끝부분 근방에서 나타난다.


 
Ex. 5


Prelude의 규모와 힘은 이 당당한 알르망드에서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

 

Courante(쿠랑트)

 


이 곡 또한 강력한 악장인데, 당당하고 힘차다기 보다는 그 강력함이 신경질적이고 근육질의 그 무엇을 느끼게 한다. 이는 지금쯤 필요한 대비의 효과를 제공해주는데, 빠른 속도와 전체적으로 보아서 음계적인 성격을 통해 나타나는 점이다:


 
Ex. 6


그러나 이 곡 또한 알르망드처럼 무곡의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바하의 쿠랑트에서 찾을 수 있는 유머를 여기서는 오로지 두 부분에서만 볼 수 있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각각 끝나는 부분에서 음악은 꼬리를 홱 치면서 날아 오른다.


Sarabande(사라방드)


다시 한 번 이 종류의 무곡으로서는 매우 보기 드문 보기를 만나게 된다. Prelude와 Allemande에서 보였던 풍부한 화성적 진행을 더욱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선행하는 무곡들에서 표현된 것만으로도 이런 종류의 곡은 충분하다고 바하는 느꼈을 지도 모른다. 아뭏든, 이 사라방드에는 단 하나의 더블-스톱도 나타나지 않으며, 매우 짧고 삼가하는 분위기이다. 이 곡은 크게 (a) 음형과 그 역전(inversion)인 (b) 음형에 의존한다.


 
Ex. 7


많은 바하의 첼로곡에서처럼, 연주자는 끝없이 큰 도약을 연주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선율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도약의 폭이 보다 큰 경우에는 거의 언제나 두 성부를 암시하는 것이다.


Gavottes I & II(가보트 I, II)


이들 두 곡은 모두 이 모음곡의 조성의 단조로 작곡되었다. 그러나 그 성격은 서로 판이한데, 첫 곡이 화성으로 엮인, 보다 돌발적이고 도약적인 곡인데 반해, 두번째 곡은 3연음들이 부드럽게 무리지어 진행한다. 이들이 같은 종류의 춤곡이라는 상상을 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두번째 가보트는 곡을 구성하는 두 부분이 명백히 매우 불균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첫번째 부분이 훨씬 더 짧은데, 그러나 사실은 두번째 부분이 첫번째 곡에서 나타나는 모든 재료들을 전조하고 발전할 뿐만 아니라, 다시 재현하는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다.


Gigue(지그)


시작 부분의 단호한 부점 리듬은 이 춤곡이 의당 가져야 하는 활기찬 명랑함을 기대하게 하지만, 하나의 부드럽고, 거의 슬프기까지 한 모티브가 음형(a)로부터 발전된다.


 
Ex. 8


이 느낌은 그 최고음에서 숙고하듯 잠시 멈추어 섬으로 인해 얻어지는데, 그로부터 나오는 결과는 하나의 탄식이다. Ex. 8에 이어지는 몇 마디의 음형이 다음의 악보이다.


 
Ex. 9


약간 더 긴 후반부가 끝나갈 무렵에 이 부분이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지그 전체가 주는 느낌은 약간 우수에 찬 듯 한데, 이는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없는 상황에서 홀로 행복한 춤을 추고 난 뒤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