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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등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협주곡(Concerto) I

by Amadeus 2008. 10. 16.

기악 협주곡에 대하여

 

오늘날 보통 "협주곡"이라고 하면 기악 독주와 관현악을 위한 3악장 형식의 악곡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지만, 음악사를 살펴보면 "콘체르토"라는 말이 처음으로 쓰였다고 보는 1519년부터 현대에 이르는 450여년 사이에는 실로 갖가지 악곡에 "콘체르토"라는 이름이 쓰여져 왔다.

 

"콘체르토"의 어원에 대하여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에서 Concerto, 독일에서 Konzert라고 쓰는 이 말의 어원을 아는 것은, 이 악곡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사용되었는가, 혹은 그 이탈리아어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로 사용되었는가에 따라 같은 단어가 서로 완전히 대립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작곡자들이 concerto라고 부르는 악곡에 대한 개념도 달라지게 되어, 그만큼 다른 형식과 내용의 악곡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같이 "협주곡"이라고 불리우는 곡이라도, 어떤 시대에 작곡되었는가, 혹은 어떤 문맥으로 사용되었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형식과 내용을 기대하며 듣는 것이 필요하다.

 

(1) 16세기 초두에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이 말이 쓰였을 무렵에는, 이탈리아어의 의미로서, "협력, 일치, 조화"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그것은 성악의 '합창곡', 기악의 '합주곡' 정도의 의미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 적어도 1565년 무렵, 혹은 그 조금 전부터 성악과 기악의 합주곡을 concerto라고 부르는 습관ㅇ ㅣ생겨, 이것이 바흐 시대까지 이어졌다.

 

(2) 한 편, 17세기 중엽 무렵부터 소나타나 신포니아에서 솔로(특히 트럼펫이나 바이올린)의 연주법이 발달하고 그에 따른 양식이 성행함에 따라, concerto라는 말도 이탈리아어의 "협력, 일치, 조화" 보다도 오히려 원래의 라틴어의 뜻인 "경쟁, 대항, 투쟁" 등의 의미로 사용되게 되었다. 즉, 이 말은 원래의 라틴어와 거기에서 나온 이탈리어와는 기묘하게도 정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어서, 이로 인해 음악 용어로서의 콘체르토를 매우 복잡한 것으로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어쨌든,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엽까지의, 소위 바로크 시대의 콘체르토는 위에서 이야기한 두가지 의미 가운데 어느 하나이거나, 또는 양자를 공유하고 있으며, 고전파, 낭만파에서는 대개 라틴어의 뜻에 가깝고, 20세기에 들어서면 다시 바로크 이전의 의미로 복귀한 것을 볼 수 있다.

 

(3) 20세기 초엽 이래, concerto의 어원이 라틴어의 consero, -ere - ertus, "서로 결합하다"라는 말에서 나왔다는 설이 3인의 학자에 의하여 제창되어 폭넓게 지지되었고, 오늘날에도 그 설이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실제로 1553년부터 1628년까지의 기간 동안, conserto의 철자가 쓰여졌던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은 결코 그들이 확신한 것처럼 concerto의 옛 형태가 아니고, 스페인어의 Concierto의 발음을 이탈리아어로 철자한 것이며, 그리고 토스카나 지방, 혹은 북 이탈리아 전반의 방언의 영향에서 왔다는 것이 오늘날에는 확실해졌으므로, consero의 어원설은 사실상 이제 생명을 잃었다.

 

또 이것도 약간 샛길의 이야기이지만, 1586년 이후 영국에서 동족 악기의 합주를 concert라고 불렀는데, 이것도 라틴어의 consortium에서 온 것이 아니고, 프랑스어의 concert(콩세르 : 16세기 후반 이래 합주의 뜻의 확대되어 "음악 행사"를 뜻하는 말로 발전하였다. 영어에서는 나중에 같은 철자의 "콘서트"가 나타나고, 독일어에서는 콘쩨르트가 "협주곡"과 "연주회"를 겸한다)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렐리 이전의 콘체르토

 

나중에 다시 언급되지만, 기악 협주곡의 역사는 우선 코렐리, 토렐리와 토렐리의 시대와 더불어 시작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 전에 어떤 형식의 곡들이 콘체르토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는지를 중요한 것만 추려서 보기로 한다.

 

우선 베네치아 악파의 안드레아와 지오반니 가브리엘리의 콘체르티(1587)로, 이것은 6성부에서 16성부까지의 기악 반주가 붙은 모테토이다. 다음에 아드리아노 방키에리의 '콘체르티 에클레지아스티치'(소나타 다 키에자 : Sonata da Chiesa, 1595, 교회 소나타)도 유명한 작품으로, 이것은 2중 합창을 위한 종교곡이며 또 로드비코 비아다나의 '100의 콘체르티 에클레지아스티치'(1602)는 통주 저음이 붙은 1, 2, 3, 4성부의 성악곡이었다. 몬테베르디도 베네치아 시대에 작곡한 그의 '마드리갈 곡집' 제 7권(1619)을 '콘체르토'라고 이름붙이고 있는데, 이것은 1, 2, 3, 4, 6성부의 기악 반주가 있는 마드리갈 곡집이며, 그의 전례음악의 걸작인 '성모 마리아의 베스플(만가)'도 '.... 다 콘체르토'이다. 이들은 형식으로는 모노디, 마드리갈, 모테토 등 여러가지인데, 이 전통은 독일에도 이어져서, 지오반니 가브리엘리를 사사한 하인리히 쉬츠의 '종교적 소협주곡(Kleine geistriche Konzerto : 1636, 통주저음이 붙은 1, 2, 3, 4, 5성부의 성악곡) 등을 거쳐 18세기의 바흐까지도 그 '칸타타'를 '콘체르토'라고 부르고 있다.

 

이상과 같이, 적어도 17세기 중엽까지의 '콘체르토' 가운데 주요한 것은 기악 반주의 성악곡이며, 그 호칭은 그 후 1세기까지 이어졌고, 이제 20세기에 들어서 이 전통의 부활이 보이고 있다. 작곡계 일반의 바로크 회고의 풍조에서 아더 블리스는 테너 독창과 피아노, 현악 합주, 타악기를 위한 콘체르토(1920)을 썼고, 또 달라피콜라는 소프라노 독창과 실내악의 곡을 콘체르토(1957)라고 이름붙이고 있다.

 

기악 콘체르토의 양식에 대하여

 

앞에서도 이야기된 것과 마찬가지로, 콘체르토에는 '대항'과 '조화'라는 두가지 뜻이 있으며, 이것이 17세기 말 이후의 실제의 악곡에 반영되고 있다. 작곡 양식상 콘체르토의 특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것은 합주체 내의 두개 또는 그 이상의 요소의 대립을 생명으로 한다. 이를 다시 대별하면

 

(가) 부분과 부분의 대립(콘체르토 그로소의 경우, 후술)
(나) 1개와 전체의 대립(솔로 콘체르토의 경우, 후술)
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은 '대항, 투쟁'이라는 어의에 대응하는 것이지만,

 

둘째로, '조화'의 의미를 반영한 곡들이 초기부터 실재한다. 이들 곡에서는 제 요소의 대립은 찾아 볼 수 없고, 다만 선율적 요소가 매우 우월한 것과, 대위법적으로 너무 치밀하지 않은 서법(소위 콘티누오 호모포니 스타일)을 특징으로 '신포니아'와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것이 20세기의 실례에서는 내용 표출보다도 제 악기의 운동성의 표현에 의하여 '심포니'와 구별되는 점이다.

즉,

 

(다) 표정적, 운동적 스타일(바로크 시대의 콘체르토 신포니아, 20세기의 바르토크, 그 박의 오케스트라 콘체르토 등, 후술)

 

이상의 세가지 분류와는 별개로, 다른 요소를 기준으로 콘체르토의 성질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제 요소의 대립을 생각할 수 있다.

 

(a) 위치감의 대조(합주체 내부의 위치, 이를테면 좌와 우, 중심과 주변, 배경과 전경 등, 이와 같은 관심은 바로크 시대에는 강하고, 중간 무렵에는 잊혀지고, 최근에 다시 부흥되고 있다).


(b) 음색의 대조(성악과 기악, 관과 현, 소합주와 대합주, 솔로와 전합주 등, 대체로 콘체르탄트 양식의 기본).


(c) 음량의 대비(전항 음색의 대조에 필연적으로 수반하나, 이것이 콘체르탄트 양식의 필요조건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에코우 효과는 비단 콘체르토 뿐만 아니라, 바로크 시대의 어떤 장르의 곡에서나 보편적이었다).


(d) 연주 양식의 대립(비루투오소[명인기]의 확립에 따라, 솔로 또는 솔로의 무리가 합주부에 대하여 속도감과 다이내믹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는, 화려한 연주기교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은 19세기 이후의 솔로 콘체르토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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